19. 3. 19.

가죽모서리 열린등 제본 노트




제가 만든 것은 아니고, 제본 수업을 오시는 분께서 만든 책입니다.
삶의 태도를 배우고 싶은 분인데요. 만드시는 책도 주인을 닮았습니다. 
너무 긴장하지 않고 조급해 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여유있게, 천천히 즐기면서.
저도 마음의 여유를 좀 갖고 싶어서, 일단 평소 마시던 커피의 양을 반으로 줄여 보았습니다.

종이, 커버지, 보드의 두께, 실의 색, 책의 두께, 커버 디자인...
책 한 권을 만들 때 선택할 것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상상하지요. 이런 느낌의 책을 만들고 싶다...
완성하고 보면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이라도 다르게 마련입니다. 더 좋기도 하고, 실망스러울 때도 있고, 의외의 발견을 할 때도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지요.
한 권의 책을 끝내고 나면, 다음에는 이렇게 해 보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들기 때문에 계속 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삶도 비슷한 것 같아요.
때로는 마음에 안들고 막막하고, 실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 자리에서 멈추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음에는, 앞으로는, 다시 기대하는 마음으로 설레이며 시작하는...책을 만들 때와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책 만드는 일만큼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요.